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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수 성향 정치 활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 피살 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되면서, 예측 베팅 플랫폼들의 대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기반 합법 예측 베팅 플랫폼 칼시(Kalshi)는 커크와 관련된 모든 베팅을 삭제하고 환불 조치에 나선 반면, 탈중앙화 예측 베팅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은 일부 베팅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찰리 커크는 누구인가
찰리 커크는 미국 보수 진영에서 대표적인 젊은 논객으로 꼽힌다. 대학생 시절인 2012년 비영리 단체 터닝 포인트 USA(Turning Point USA)를 설립해 보수주의와 자유시장 이념을 청년층에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후 각종 대학 캠퍼스와 공개 토론장에서 강연을 이어가며 공화당 지지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고, 특히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과정에서 청년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커크는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에도 보수 매체와 팟캐스트 ‘찰리 커크 쇼’ 활동을 통해 영향력을 넓혔다. 그의 정치적 행보와 직설적인 발언들은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동시에 미국 우파 진영의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아 왔다.
그의 피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통해 애도를 표했으며, 연방 기관들에 국기를 반기(半旗)로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커크를 “자유와 보수를 위해 헌신한 젊은 지도자”로 기리는 상징적 조치로, 미국 사회 전반에 깊은 파장을 불러왔다. 특히 최근 찰리 커크는 한국을 방문해 보수 단체 및 청년층과 교류한 바 있어,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찰리 커크를 둘러싼 베팅들
커크의 이름은 사건 전까지 여러 예측 베팅 플랫폼에서 거래 대상으로 오르내렸다.
- 정치 진출 여부: 칼시에는 ‘찰리 커크가 2029년까지 미국 정치에 출마할까’라는 마켓이 개설돼 있었다.
- 대중문화 패러디: 애니메이션 사우스파크가 커크를 패러디 캐릭터로 몇 차례 더 등장시킬지에 대한 베팅도 있었다.
- 언론 발언: 폴리마켓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9월 12일 폭스 & 뉴스 방송에서 찰리 커크를 언급할까’라는 마켓이 올라와, 커크의 이름이 다섯 번 이상 언급될 확률이 74%까지 거래됐다.
사건 직후에도 폴리마켓에는 커크 피살과 관련된 인물이나 추정 용의자를 둘러싼 베팅이 이어졌다. 일부는 카지노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추측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총 71만 달러 이상 거래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플랫폼 대응 엇갈려
칼시는 커크 관련 마켓을 전부 삭제하고 환불을 진행하며 “사망·암살과 같은 비극적 사건을 거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폴리마켓은 여전히 커크와 관련된 일부 베팅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가 만든 마켓을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차단하지 않는다’는 탈중앙화 운영 방식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규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전쟁, 암살, 테러와 같은 사건을 주제로 한 거래를 상품거래법(CEA)에 따라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매사추세츠 주 도박위원회는 러시아 축구 경기 베팅을 허용한 운영사에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그러나 폴리마켓은 여전히 ‘2025년 미국 내전 발생 여부’, ‘올해 미국과 러시아 군사 충돌 가능성’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마켓을 열어두고 있다.
향후 폴리마켓이 미국 시장에 공식적으로 재진출하게 되면, CFTC가 전쟁·암살 관련 마켓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가 큰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는 생소한 예측 베팅의 다양성
예측 베팅은 정치·전쟁 같은 중대한 사안뿐 아니라 대중문화와 엔터테인먼트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실제로 해외 플랫폼에서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약혼 여부에 대한 베팅이 개설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처럼 예측 베팅은 사회 전반의 사건·이슈를 일종의 ‘확률 게임’으로 소비하며,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해석하는 장으로 작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러한 예측 베팅이 법적·제도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다. 카지노 커뮤니티에서 분석하는 예측 베팅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긍정적으로는, 정치·경제·사회 현안에 대한 대중의 집단지성을 수치화해 여론조사의 보완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전쟁·테러·암살과 같은 비극적 사건이나 유명인의 사생활을 대상으로 한 베팅은 윤리적 논란을 피하기 어렵고, 사행성 조장 문제 역시 심각하다.
따라서 국내에 예측 베팅을 도입하려면 법적 규제 체계 정비는 물론, 어떤 주제까지 허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예측 베팅이 정보 분석과 사회 현안 이해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규제 장치 없이 무분별하게 개방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