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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다시 중국 테마주의 훈풍을 맞았다. 오는 9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외교 무대의 변화가 즉각적으로 금융시장에 반영되며 카지노, 여행,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소비 관련 업종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방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 내용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이는 2014년 이후 약 11년 만의 한국 방문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방한이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방한이 단순한 외교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그동안 경색됐던 한중 관계를 풀고 관광·문화 교류를 정상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오전 10시 15분 기준 노랑풍선은 전 거래일 대비 10.95% 오른 6,990원에 거래됐다. 파라다이스는 5.87% 상승한 22,550원, 롯데관광개발은 4.08% 오른 18,100원을 기록했다. 지케이엘(GKL)도 2.84% 강세를 보였다. 여행사 종목인 참좋은여행(2.65%), 모두투어(1.60%) 역시 동반 상승했다.
엔터테인먼트주도 중국 시장 회복 기대감에 올랐다. 에스엠(1.26%), 하이브(1.21%), 제이와이피 엔터(0.52%) 등이 상승세를 보이며 관련 업종 전반으로 훈풍이 퍼졌다.
관광 회복과 카지노 업계의 기대
이번 기대감은 단순 주가 테마가 아니다. 오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이어 10월 초 중국 국경절 황금 연휴가 시작되는 점이 맞물리며 현실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만큼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이 끊기며 매출이 급감했던 경험이 있는 업계는 이번 방한을 중국 고객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파라다이스, GKL, 롯데관광개발 등 주요 카지노 3사의 향후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IP 고객층 회복과 단체 관광 수요 증가는 단기 매출 반등뿐 아니라 장기 성장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발맞춰 국내 카지노 업계는 중국 카지노 커뮤니티를 겨냥한 맞춤형 이벤트와 인프라 보강에 나서고 있다. 주요 카지노들은 국경절 연휴에 맞춰 하이롤러 전용 프로모션, 문화 공연, 전용 셔틀버스 확대 등 고객 맞춤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일부 사업장은 중국어 전담 서비스팀을 강화하고, 모바일 결제 시스템 및 프리미엄 라운지를 새롭게 도입해 ‘VIP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게임 공간을 넘어 엔터테인먼트·관광이 결합된 종합 리조트형 카지노로 변모하는 것이 중국 고객 유치의 핵심”이라며 “이번 외교 이벤트가 업계 투자 확대와 체질 개선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 이벤트가 가져올 파급 효과
조현 장관은 이번 정부의 첫 한중 첫외교장관 회담 이후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확실한 것으로 느껴졌다”고 전했다. 그는 또 왕 부장의 10월 방한 추진 계획을 언급하며 양국 고위급 교류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기를 통해 한류 제한 조치 완화, 문화·관광 협력 강화, 동북아 긴장 완화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외교적 상징성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 특히 중국 소비와 직결된 업종에 가시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외교 무대에서 불어온 훈풍이 실제 산업과 시장으로 이어질지, 투자자들의 시선은 단연 카지노 업종에 쏠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