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인천공항에 환승 카지노…연 800억 수익 가능” 제안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인천국제공항 환승객을 대상으로 한 ‘환승 카지노’ 설치를 제안하며 관광산업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강조했다. 그는 환승객의 일부만 참여해도 연간 800억 원대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조업 기반의 약화 속에서 서비스업, 특히 관광업의 객단가를 어떻게 높일지가 중요한 과제”라며 “더 나아가 관광객뿐 아니라 환승객까지 시야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천공항이 지난해 국제선 여객 수송 세계 3위, 아시아·태평양 지역 환승 연결성 1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허브 공항 = 인천공항’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나, 연간 823만 명에 달하는 환승객들이 공항 이용료와 면세점 매출 외에는 별다른 소비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라스베이거스 공항 사례 참고해야”

이 대표는 환승 카지노의 구체적 모델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을 언급했다. 해당 공항에는 슬롯머신이 설치돼 있어 환승객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연간 약 650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에서 출국하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제3국에서 제3국으로 이동하면서 인천을 경유하는 환승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기존 카지노 시설과의 차별성을 설명했다. 이어 “파라다이스나 인스파이어 리조트 같은 카지노가 인근에 있지만 환승객이 제한된 시간 내에 다녀오기엔 부담스럽다. 터미널 내 환승 구역에 시설을 마련한다면 접근성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환승 카지노의 경제적 효과를 직접 계산하기도 했다. 그는 “매우 보수적으로 가정해 환승객의 10%만 이용하고 1인당 10만 원만 써도 연간 823억 원의 수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관광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차원에서 환승 카지노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함께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해외 공항 카지노 운영 사례

실제로 공항 내 카지노나 슬롯머신 시설을 운영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 미국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 공항 곳곳에 1,400대 이상의 슬롯이 설치돼 있으며, 매년 수백억 원의 수익을 창출한다. 환승객뿐만 아니라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출발 직전까지 즐길 수 있어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 마카오 국제공항: 세계적인 카지노 도시답게 공항 내에도 슬롯 존이 마련돼 있으며, 대규모 카지노 리조트와의 연계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있다.
•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싱가포르 창이 공항: 직접적인 카지노 시설은 없지만, 슬롯머신이나 전자게임기 형태로 운영되는 엔터테인먼트 존이 존재하며, 일부는 카지노 스타일의 게임 체험 공간을 제공한다.

이처럼 해외 공항에서 카지노 시설을 통해 환승객의 체류 시간을 활용한 수익 모델이 운영되고 있는 만큼, 인천공항 역시 글로벌 허브 공항으로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구상이다.

시행 가능성과 한계

전문가들은 환승 카지노가 인천공항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한국의 카지노 산업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제한돼 있고,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환승객만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추진 자체가 어렵다.

또한 사회적 논란도 피하기 힘들다. 도박 중독 문제나 도덕적 비판이 제기될 수 있으며, ‘공항=카지노’라는 이미지가 국가 브랜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면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미 해외 공항에서 카지노나 슬롯머신이 보편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한정된 환승객 구역에서만 허용된다면 내국인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결국 환승 카지노 도입은 관광산업 다변화라는 경제적 효과와 사회적 수용성 문제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