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사업으로 내세웠으나 수출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긴 강원랜드의 슬롯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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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가 지난 5년간 슬롯머신 수출 사업에 12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실제 수출 성과는 13억 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적으로는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내세워 출범한 사업이었지만, 제품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진입 장벽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3억 투입, 수출 13억…성과는 기대 이하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이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슬롯머신 수출 사업에 총 123억6천만 원을 집행했다. 이 중 96억여 원은 개발·제조비, 27억여 원은 해외 판촉 및 출장비로 쓰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출 실적은 약 13억3천만 원, 수출된 슬롯머신은 필리핀 62대, 우루과이 9대 등 총 71대에 불과했다.

현재 캄보디아(12대, 약 2억7천만 원)와 우루과이(31대, 약 5억4천만 원)의 납품이 대기 중이지만, 실제 수출이 성사된 국가는 필리핀 등 3개국에 그쳤다.

강원랜드는 2020년 이후 미국 라스베이거스·마카오·호주 등 15개국에서 전시·홍보 활동을 벌이며 출장비로만 6억3천만 원 이상을 썼지만, 실질적인 판매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았다.

‘K-슬롯’ 기대감 컸던 이유

강원랜드의 슬롯머신 사업은 2017년 “국산 카지노 장비의 수출 산업화”를 목표로 출범했다. 국제 슬롯 표준인 GLI-11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2023년에는 ‘KL 사베리(KL Saveri)’ 브랜드로 필리핀에 첫 수출을 성공시키면서 ‘K-슬롯’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아시아 카지노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했고, 강원랜드는 필리핀 사무소 개소와 현지 유통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해외 판로 확대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100대 이상 대형 계약”을 목표로 내건 라오스 출장 등 공격적인 영업도 병행했다.

하지만 전 세계가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열풍으로 한국 브랜드에 호감을 보이는 시기였음에도, 이 같은 문화적 인기가 카지노·게임 장비 산업의 수출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소비재나 콘텐츠 산업과 달리 슬롯머신은 각국의 엄격한 카지노 규제와 카지노 사업자 승인 절차가 얽혀 있어, 단순한 ‘한류 효과’만으로 시장을 뚫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K-슬롯”의 성공 신화는 문화 한류의 확산세를 타지 못한 채, 냉정한 산업 현실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부진의 복합적 원인

기대와 달리 실적은 ‘저조’했다. 전문가들이 실적 부진으로 꼽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 제품 경쟁력
    슬롯머신 구매 결정은 ‘하루 평균 매출’ 같은 실적 지표에 크게 좌우된다. 그러나 강원랜드의 신제품은 필드 운영 데이터와 히트 타이틀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대량 계약을 이끌기 어려웠다.
  • 해외 인허가 및 현지 서비스망
    GLI-11 인증은 기본 통과이지만, 각국 규제기관(PAGCOR 등)의 개별 테스트, 카지노 시스템 연동, A/S 체계 구축 등 실질적 장벽이 남아 있었다. 특히 강원랜드는 현지 서비스·부품 공급망을 확충 중이지만, 대형 글로벌 벤더(Aristocrat, IGT 등)에 비하면 A/S 네트워크 규모가 부족했다는 평가다.
  • 시장 진입 타이밍
    시장 경쟁 심화와 수요 축소도 영향을 미쳤다. 팬데믹 이후 주요 카지노들은 투자보다는 비용 절감 기조로 전환했고, 신생 브랜드보다는 검증된 글로벌 제조사 제품을 선호했다. 또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고·리퍼브 장비가 활발히 유통돼 가격 경쟁력 확보도 어려웠다.
  • 기대치 설정 오류
    내부 영업 관리의 낙관적 접근도 지적된다. 일부 출장은 계획 단계에서 “대규모 계약 체결”을 기대했지만, 결과 보고서에는 “향후 협력 관계 구축” 등 추상적인 표현으로 마무리된 경우가 많았다. 성과 중심이 아닌 출장 횟수나 전시 참가 중심의 KPI 설정이 비효율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성과 없는 출장·사업,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선 필요”

강승규 의원은 “성과가 거의 없는 출장과 홍보에 수십억 원을 투입한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사업성 검증 없는 해외 마케팅 예산 낭비를 막고, 책임 경영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강원랜드가 향후 슬롯 사업을 지속하려면 ‘게임 성능 데이터 축적 → 라인업 다변화 → 현지 A/S 신뢰 확보 → 대형 카지노 설치 및 확대’로 이어지는 단계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의 실패는 ‘수출 가능성의 부정’이 아니라, 시장 진입 전략의 미숙함을 드러낸 사례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해외 수출 부진이 국내 카지노 업계의 전반적인 문제일까? 아니다. 최근 업계에서는 해외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은 SIQ GL과 수출 협약을 통해 카지노기기 수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시험·인증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오늘ENM은 글로벌 아이게이밍 기업들과 전략적 계약을 맺어 온라인 카지노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블유게임즈의 경우 소셜카지노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그 결과 자사 모바일 카지노 앱인 ‘더블유카지노’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선점을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를 들어, 강원랜드 역시 단순한 오프라인 슬롯머신 판매에 머무르지 말고 온라인 카지노 기기 기술력 강화, 수출시장 분석 고도화,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 보다 체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K-슬롯’의 첫 도전이 한계에 부딪혔다면, 이제는 디지털화·글로벌화 흐름에 맞춘 두 번째 전략으로 K-슬롯의 재도약을 꾀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박 정민
박 정민

본 작가는 2024년부터 CasinoBeats에서 아이게이밍 관련 콘텐츠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뒤 NetEnt와 Pragmatic Play에서 에디터로 3년간 근무한 경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년간 아이게이밍 산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카지노 및 스포츠 베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