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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징수율 2.23% 불과”… 국회 “제도적 개선 필요” 지적
올해 상반기 동안 온라인 카지노 관련 스팸 발송 업체들이 약 1,9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도박 및 불법 카지노 관련 스팸 메시지가 전체 스팸 단속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통위를 비롯한 정부 기관들은 올해 상반기 약 3,200만 건의 스팸 메시지에 대해 단속 및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실제 납부가 이뤄진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방통위에 따르면 올해 전체 징수율은 2.23%로 집계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미납된 스팸 관련 과징금 규모는 466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불법 온라인 카지노 및 도박 관련 스팸이 1,326만 건(41.7%)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외에는 불법 투자 사기(534만 건), 음란·성매매 광고(116만 건), 불법 대출 광고(85만 건) 등이 뒤를 이었다.
방통위는 불법 온라인 카지노 스팸이 최근 2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텔레그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링크 등을 활용한 ‘스팸-피싱 결합형 광고’가 늘어나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방통위는 2018년 말부터 스팸 대응 업무를 전담하게 됐으며, 당시 이미 900억 원에 달하는 미납 과징금이 누적된 상태였다. 현재는 제도 개선과 홍보 강화 등을 통해 체납금 징수를 확대 중이라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징수율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자진 납부 시 과태료 감면 등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낮다는 평가다. 방통위 관계자는 “스팸 발송자의 상당수가 해외 서버 또는 명의 대여 계정을 이용하고 있어 실제 추적과 징수가 어렵다”며 “기술적 추적 시스템을 강화해 국경 간 스팸 네트워크까지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 “불법 영업자에 면죄부… 제도적 장치 필요”
국회에서는 방통위의 미흡한 징수 체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청권 의원(국민의힘)은 “이렇게 많은 미납 과징금이 쌓이면 불법 영업자들에게 오히려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며 “지속적인 미납을 방치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징수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과방위는 현재 방통위에 ‘스팸 범죄 이력 공유 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다. 이는 경찰청, 금융위원회, 통신사 간 데이터를 연동해 스팸 발송자 계좌·도메인·IP를 실시간 차단하는 통합 대응 체계다.
특히 최근에는 ‘강원랜드 공식 카지노’를 사칭한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가 다수 적발되며 문제가 심화됐다. 이들은 공공기관 로고와 홍보 영상을 도용해 이용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방식으로 국내 이용자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스팸·피싱형 도박 광고를 대량 발송했다.
박 의원은 “이처럼 공공기관 명의까지 도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방통위가 사후 대응이 아닌 선제적 차단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팸+도박 결합형 신종 범죄” 확산 우려
전문가들은 온라인 카지노 스팸이 단순 문자 광고를 넘어 복합 범죄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스팸 메시지가 도박, 불법 대출, 투자사기 등을 결합하며 피해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특히 청소년층을 겨냥한 도박 광고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방통위는 연말까지 스팸 대응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AI 기반 발송 패턴 분석 기술을 도입해 불법 도박성 스팸의 자동 탐지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불법 도메인·계좌 정보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경우,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즉시 차단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