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난 밤, 청소년 일탈 주의보…도박·음주 단속 강화 나선 경찰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마무리되면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긴 시간 학업에 매달렸던 학생들에게는 해방감이 찾아오는 시기지만, 경찰과 지자체는 위험 신호에 주목하고 있다. 매년 수능 이후 청소년들의 음주 및 도박 등 일탈 행위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경찰은 수능 직후부터 청소년 유해 지역을 중심으로 합동 단속과 예방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유흥가 주변을 중심으로 순찰 인력을 집중 배치해, 미성년자 출입과 주류 판매 행위를 철저히 단속할 방침이다.

수능 해방감 속, 청소년 일탈 빨간불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촉법소년 범죄 건수는 6,879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2.6%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사이버도박 관련 범죄로,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93건에서 154건으로 65.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최근 온라인 환경이 발달하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접근 가능한 도박 플랫폼이 늘고 있습니다. 수능 직후 해방감을 느낀 청소년들이 호기심으로 접근하다가 불법 행위에 연루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수원 팔달경찰서는 수능 다음 날인 13일, 인계동 주점 밀집 지역에서 청소년 일탈 예방 캠페인을 진행한다. 경찰과 시청, 청소년 단체가 함께 참여해 “청소년 음주·흡연 OUT” 캠페인과 함께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다. 순천에서도 경찰과 교육청이 손을 잡았다. 순천공업고등학교 인근에서는 학교폭력, 온라인 카지노, 딥페이크 범죄 예방 캠페인이 열렸다. 경찰, 교사, 학생회 등 40여 명이 함께 참여해 학생들에게 자율과 절제를 강조했다.

청소년 도박, 장난이 아닌 범죄

경찰은 청소년 도박이 단순한 일탈이 아닌 법적 처벌 대상 행위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SNS와 메신저를 통한 불법 베팅 참여, 또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코인 카지노 베팅은 청소년 사이버도박 범죄로 분류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도박이나 마약 같은 온라인 범죄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해도 심리적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라며 “수능 이후 단속 강화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2월 말까지를 청소년 선도 강화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단위 합동 점검을 실시한다. 학원가와 유흥 시설, PC방, 오락실 등 청소년 유입이 쉬운 곳을 중심으로 불법 도박, 음주, 흡연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SNS 모니터링을 강화해 가출 청소년 집단(일명 ‘가출팸’)이나 위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관계 기관과 연계한 보호 조치도 병행한다.전문가들은 수능 이후의 자유는 당연히 즐길 수 있지만, 일시적인 해방감이 일탈로 이어지지 않도록 스스로 선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청소년이 안전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입니다. 지역 사회 전체가 청소년 보호에 함께 나서야 합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