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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만에 게임산업법을 새롭게 정비하는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게임산업법 전면 개정안은 기존 사행성 게임 규제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문화와 산업 성장 지원에 초점을 맞춘 방향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번 법 개편은 단순한 제도 수정이 아닌, 한국 게임 생태계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법안 명칭 또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게임문화 및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변경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게임을 단순 규제 대상이 아닌, K-콘텐츠 성장 동력으로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조치다.
규제 대상에서 문화 콘텐츠로…
그동안은 사행성 방지에 중심을 두고 게임을 위험 요소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했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게임산업진흥법이 게임문화 및 산업 진흥법(가칭)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는 게임을 창작 기반의 문화산업으로 인정하겠다는 정책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게임을 디지털 기반 콘텐츠와 아케이드으로 분류하여 게임 유형별 특성에 맞는 제도를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PC 및 모바일 게임 등 디지털 플랫폼 기반 게임 시장에는 기존보다 완화된 정책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변경 사항으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거론되고 있다.
- 전체 이용가 게임에서 본인 인증 또는 보호자 동의 절차 폐지
- 게임 시간 선택제 단계적 축소
- 글로벌 게임사의 국내 활동 확대를 위한 대리인 지정 규정 도입
- AI, 스트리밍, 크로스플랫폼 등 미래형 콘텐츠 수용 기반 강화
이는 게임을 하나의 산업 자산으로 보고, 해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게임 관련 행정 조직 개편… 게임진흥원 신설 가능성
현재 등급 분류를 담당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대신 콘텐츠진흥원 산하에 게임진흥원(가칭) 설립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진흥과 규제를 동일한 기관에서 맡게 될 경우 정책 간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사전 검열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명확한 운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급변하는 콘텐츠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 개편이 진행되더라도 규제 완화와 함께 책임 체계가 명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디지털 vs 아케이드 게임
이번 개정안의 주요 논점 중 하나는 게임을 디지털과 아케이드형, 즉 특정 장소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규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새 개정안은 디지털 게임에 대해서는 게임 시간제한을 없애고, 전체 이용가 게임에 대한 본인 확인 및 법정 대리인 동의 의무를 폐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과거 논란이 되었던 바다이야기, 소셜 카지노나 온라인 카지노 형태의 콘텐츠와 같이 사행성 우려가 큰 아케이드형 게임은 기존의 강력한 규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이는 해당 서비스들이 일반적인 게임 콘텐츠가 아닌, 금전적 요소가 결합된 사행성 유발 가능성이 있는 구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경품 제공 금지도 원칙적으로 아케이드형 게임에만 적용하고 디지털 게임에는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규제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 조항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2026년 시행이 예상되는 이번 게임산업법 개정은 관리 중심 규제 시대에서 전략적 산업 육성 시대로의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규제 체계는 유연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공정성, 책임 구조와 소비자 보호는 핵심 기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