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카지노 산업에 강한 경고…“나라 망하는 말기적 현상”

이재명 대통령이 고리대와 도박을 국가 쇠퇴의 징후로 규정하며, 카지노 산업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도박 산업이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음에도, 그 운영 방식과 허가 구조가 과연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발언이 잇따르면서 카지노 관련 업종과 정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등 업무보고 자리에서 “고리대와 도박은 나라가 망해갈 때 나타나는 말기적 현상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부적 붕괴 요인으로 가난을 이용해 더 많은 이익을 취하는 고리대와, 요행을 기대하는 도박 문화를 직접 지목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강원랜드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도박 중독 등 사회적 폐해가 실제로 줄어들고 있는지 통계적 근거를 요구하는 질문이 이어졌고, 이 대통령은 “결정적인 위기는 외부 침략이나 민란일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런 구조가 누적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스포츠나 레저 차원의 필요성도 일부 존재할 수 있다”며, 도박 산업의 긍정·부정적 측면을 함께 점검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카지노 규제 완화 요구에 “사업성 논리만으로 볼 문제 아냐”

이 대통령은 강원랜드 측에서 제기한 카지노 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서도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영업시간 규제 완화, 베팅 한도 상향(30만 원 → 100만 원), 연간 출입 일수 제한 완화 등이 실제로 타당한지 따져 물으며, 관련 부처에 면밀한 검토를 지시했다.

특히 “영 부당한 결론이 나온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실로 직접 보고하라”며, 규제 완화 논의가 단순한 수익성 중심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했다. 이는 카지노 산업을 경제 논리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전날인 16일에도 이 대통령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해 “결국 도박장 아니냐”며, 상당한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특정 민간사업자에게 허가하는 구조가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에서 도박장을 개설하면 처벌 대상이 되는데, 외국인 상대라는 이유로 허가를 내주고 국가가 도박으로 돈을 버는 구조”라며 문제의 본질을 짚었다. 이어 “왜 개인에게 허가를 내주느냐. 그러니 특혜 논란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향후 정책 결정 시 참고할 것을 문체부에 주문했다.

대통령 발언 직격탄…카지노 관련주 일제히 약세

이 대통령의 연이은 발언은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17일 오전 기준 파라다이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 이상 하락했고, 롯데관광개발 역시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민간 허가 정책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카지노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카지노 산업의 규제 환경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공공성과 특혜 논란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산업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박 산업, 공공성 관점에서 재검토 필요”

이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규제 강화 메시지를 넘어, 도박 산업을 바라보는 국가의 역할과 철학을 다시 묻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익성과 관광 활성화 논리 뒤에 가려진 사회적 비용, 중독 문제, 특혜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으로 정부와 관계 부처가 카지노 산업을 어떤 방향으로 재정비할지, 그리고 민간 허가 구조에 변화가 생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