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개봉한 영화 위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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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게 일하면 언젠가는 안정된 삶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 낮에는 택배 일을 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잇는 한 청년이 “조금 더 빠른 길”을 선택하는 순간, 그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독립영화 위험사회는 이처럼 평범했던 개인이 도박 중독에 빠져 파국으로 향하는 과정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이 작품은 한 개인의 몰락을 통해, 한국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적 위험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드러낸다. 영화는 지난 24일 극장 개봉했다.

〈위험사회〉의 주인공 영길은 특별히 방탕하거나 무책임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결혼을 준비하고, 내 집 마련을 꿈꾸며, 누구보다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우연히 손에 쥔 한 번의 ‘행운’은 그의 삶의 기준을 송두리째 바꾼다. 카지노에서 번 돈은 노동의 가치를 순식간에 초라하게 만들고, 그 경험은 다시 카지노로 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된다.

영화는 도박의 세계를 자극적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화려한 승부나 극적인 반전 대신, 서서히 붕괴되는 일상과 관계, 그리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심리를 차분히 따라간다. 이 과정에서 도박 중독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현실의 조건 속에서 누구에게나 침투할 수 있는 위험으로 묘사된다.

강원랜드, 지역 개발의 상징이자 중독의 진원지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되는 강원랜드는 실존하는 공간이다. 1990년대 말, 폐광으로 침체된 강원도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카지노가 들어섰고, 이는 지역 재정과 고용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오랫동안 반복돼 온 그림자도 존재한다. 강원랜드 일대는 국내에서 도박 중독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드러나는 지역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 전당포 앞에 늘어선 차량들, 귀가할 여비조차 없어 역과 터미널을 배회하는 이들, 출입 제한 신청서를 앞에 두고 망설이는 이용객들의 모습은 이미 수차례 언론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개돼 왔다. 이 같은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강원랜드는 도박 중독 예방과 회복을 목표로 한 도박중독 체류형 치유센터를 운영하며 상담·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가 보여주듯,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독의 고리를 끊는 일은 여전히 개인에게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위험사회〉는 이러한 현실을 과장 없이 스크린으로 옮긴다. 영화 속 인물들이 마주하는 풍경은 극적인 설정이라기보다, 실제 강원랜드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포착되는 장면들과 닮아 있다. 영길의 추락은 단번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는 여러 차례 되돌아설 수 있는 순간을 맞지만, 매번 “이번만 넘기면 된다”는 자기기만 속에서 다시 도박판으로 향한다. 영화가 설득력을 갖는 지점은, 극단적인 악행이 아니라 아주 작은 선택들이 어떻게 누적돼 파국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특히 사채업자와의 관계, 주변 인물들의 태도 변화는 도박 중독이 개인의 인간관계와 사회적 지위를 어떻게 잠식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한때 ‘손님’이던 인물이 점차 존중받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하는 과정은 냉정하고 현실적이다.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카지노로 확장되는 위험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2000년대 초반이지만, 문제의식은 현재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오늘날 도박은 오프라인 카지노를 넘어 온라인 카지노, 불법 도박 사이트, 각종 사행성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장됐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접근 가능한 환경은 중독의 진입 장벽을 더욱 낮추고 있다. 〈위험사회〉가 보여주는 도박 중독의 구조는 특정 장소에 국한되지 않는다. ‘노동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감각과 ‘한 번의 큰 성공’에 대한 집착은 오히려 지금의 사회에서 더 강해졌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과거를 다룬 작품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경고에 가깝다.

위험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얼굴이다

이 작품은 현실을 꼬집는 작품성으로 인정받아 부천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다수의 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되며 연출상과 사회적 메시지 부문에서 수상 및 초청을 이어왔고,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한 문제작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위험사회〉는 도박 중독을 개인의 도덕적 실패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대신 성실한 삶이 점점 무력해지는 사회 구조 속에서, 왜 이런 선택이 반복되는지를 묻는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불편함이 쉽게 가시지 않는 이유는, 스크린 속 인물이 결코 낯선 타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라는 실제 공간, 그리고 오늘날의 온라인 카지노 환경까지 함께 떠올려보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더욱 또렷해진다. 우리는 이미 위험한 사회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위험을 과연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려도 되는 것일까.

박 정민
박 정민

본 작가는 2024년부터 CasinoBeats에서 아이게이밍 관련 콘텐츠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뒤 NetEnt와 Pragmatic Play에서 에디터로 3년간 근무한 경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년간 아이게이밍 산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카지노 및 스포츠 베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