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국인 관광객 50여 명 집단 소동

제주의 한 대형 호텔 카지노에서 중국인 관광객 수십 명이 집단 소동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카라 게임 진행 도중 카드가 잘못 배분되는 실수가 나오자 한 중국인 고객이 “게임 조작이 의심된다”고 주장했고, 이를 계기로 주변에 있던 5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와 항의를 이어가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소란 과정에서 보안 요원이 폭행당했고, 경찰은 110여 명의 인력을 긴급 투입해 사태를 진정시켰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게임 분쟁을 넘어 제주 지역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됐던 카지노·관광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무비자 입국 재개로 중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매출도 급격히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 지역 카지노 8곳의 매출은 4,600억 원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관광 산업 회복의 그림자 뒤에는 외국인 범죄, 기초질서 위반, 집단 소동 등 치안 문제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관광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치안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역 불안이 커질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건 경위

사건은 지난 24일 오후 5시 28분경 제주시 노형동 소재 한 호텔 카지노에서 발생했다. 바카라 테이블에서 딜러가 카드를 잘못 내자, 한 중국인 관광객이 “조작이 의심된다”며 격렬히 항의했다. 곧바로 옆 테이블의 중국인 50대 남성이 분위기를 선동했고, 주변 손님 50여 명이 몰려와 집단으로 고성을 지르며 소동이 커졌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관광객은 바닥에 드러눕거나 손가락질을 하며 강하게 항의했고, 이를 제지하려던 보안 요원과의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중국인 남성 3명이 보안 요원을 폭행해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을 업무방해와 특수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다행히 카지노 내부 기물 파손은 없었고, 소동은 약 20분 만에 진정됐다.

경찰은 사건 직후 기동순찰대와 형사 등 110여 명을 긴급 투입해 현장을 통제했고, 체포된 3명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예고했다. 관계자는 “군중심리로 상황이 커졌지만 집단 난동이나 기물 파손은 없었다”며 “추가 CCTV 분석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주는 카지노 보안 및 안전 체계 강화와 외국인 관광객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특성상 집단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대응이 늦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카지노 측의 보안 인력 확충과 경찰의 상시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 정부 차원에서도 무비자 입국 확대 정책과 지역 치안 안정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무비자 입국 이후 치안 우려

이번 사건은 최근 재개된 중국인 무비자 입국과 맞물려 국민적 우려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제주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중국인 무비자 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있는데, 그 효과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동시에 카지노 난동, 외국인 범죄, 환전상 살인, 기초질서 위반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올해 외국인 범죄 특별 단속에서 200여 명을 검거했으며, 무단횡단·쓰레기 투기 같은 기초질서 위반도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관광 활성화는 필요하지만, 치안 관리 시스템과 관광객 교육·안내가 함께 병행되지 않으면 지역 사회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