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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암호화폐 지갑 중 하나인 메타마스크(MetaMask) 가 정치·스포츠·경제 이벤트에 대한 베팅(예측 베팅) 서비스를 공식화하며, 탈중앙 금융(DeFi) 시장의 새로운 영역에 진입했다. 이번 행보는 예측베팅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 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실현됐으며, 블록체인 기반의 글로벌 베팅 생태계 구축으로 해석된다.
메타마스크 사용자는 이번 통합을 통해 폴리마켓이 제공하는 온체인 예측베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즉, 선거 결과, 실시간 스포츠 베팅, 기업 실적 등 현실 세계의 사건을 주제로 한 베팅이 가능해진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대선 결과나 프리미어리그 경기 승패에 투자할 수 있으며, 모든 거래 내역과 확률은 블록체인 상에 투명하게 기록된다. 이는 중앙화된 북메이커나 베팅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확률 거래를 통해 이루어지는 구조다.
메타마스크 글로벌 제품 리드 갈 엘다르(Gal Eldar) 는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한 지갑에서 글로벌 베팅·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전환점”이라며 “사용자가 자신의 예측력을 금융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예측베팅, 블록체인 기반 베팅으로 진화
예측베팅은 원래 ‘집단지성 기반 정보 시장’ 개념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실제 자금이 걸리는 베팅형 금융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폴리마켓은 탈중앙화 기술을 통해 투명성과 접근성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참여자들이 현실 이벤트에 자금을 걸 수 있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폴리마켓에선 트럼프의 노벨 평화상 당선 가능성, 테일러 스위프트의 약혼 등 정치 및 연예계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베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25년 9월 기준 폴리마켓의 월간 거래액은 14억 3천만 달러(약 1조 9천억 원) 에 달하며,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 는 폴리마켓에 20억 달러를 투자, 기업가치를 90억 달러(약 12조 원) 로 끌어올렸다. 이로써 폴리마켓은 예측베팅 분야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규제국가에선 제한, 한국도 법적 논란 소지
아쉽게도 메타마스크의 예측베팅 서비스는 베팅에 대한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 정치적 결과나 스포츠 경기 등에 대한 베팅이 법적으로 ‘도박행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도박 및 예측베팅에 대한 금융·게임 산업 규제를 명확히 갖추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일부 주 외에는 온라인 베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이 범주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는 「형법」 제246조(도박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허가된 기관 외 사행성 베팅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메타마스크를 통한 폴리마켓 접근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불법 도박 사이트 이용’ 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국내 IT·법률계 관계자는 “예측베팅이라는 이름을 쓰더라도, 실제로 돈을 걸고 결과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면 이는 도박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에서는 현재 이를 합법적으로 운영하거나 참여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국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해외 예측베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정치 이슈나 스포츠 경기 결과를 둘러싼 ‘폴리마켓 참여 후기’나 ‘지갑 우회 접속법’ 등이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며, 당국의 규제 및 감독 논의가 뒤따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이퍼리퀴드·리워드 프로그램까지…‘온체인 금융 슈퍼앱’ 지향
메타마스크는 예측베팅 기능 외에도 탈중앙 파생상품 거래소 ‘하이퍼리퀴드’ 를 통합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에 무기한 선물 형태로 베팅할 수 있다. 즉, 실물 이벤트뿐 아니라 가격 변동성 자체에도 예측 투자를 할 수 있는 구조다.
또한 메타마스크는 포인트 기반 리워드 프로그램을 도입해 거래·결제·추천 활동에 따라 라인아(Lineα) 토큰 등으로 보상을 지급한다. 이 리워드 시스템은 향후 출시가 예고된 메타마스크 자체 토큰과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
“탈중앙 예측금융의 시작”…지갑에서 카지노로?
“단순 지갑 넘어 글로벌 베팅 허브로”
메타마스크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기능 확장을 넘어, 탈중앙화된 예측금융 시장의 본격적 개화를 상징한다. 기존 베팅 산업이 중앙화된 사업자 중심으로 운영됐다면,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지갑 안에서 직접 글로벌 예측베팅에 참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메타마스크는 단순한 암호화폐 지갑이 아니라, 실세계 사건을 자산화할 수 있는 온체인 베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현실 경제의 ‘리스크 감수(베팅)’ 행위까지 포용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