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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도박 문제가 더 이상 일부 일탈 사례로 치부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온라인 환경의 확산과 함께 불법 사이트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미성년자까지 빠르게 노출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정부, 지자체, 시민사회가 동시에 대응에 나섰다.
하나금융, 5년간 50억 원 투입
국내 주요 금융그룹인 하나금융그룹은 청소년 도박 문제 해결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5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단발성 캠페인이 아닌 중장기 프로젝트로, 청소년 대상 예방 교육과 인식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하나금융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동·청소년 NGO 굿네이버스와 협력하여 도도한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체험형 교육, 뮤지컬 공연, 참여형 워크숍 등을 통해 청소년이 도박과 게임의 차이를 스스로 인식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에만 약 70만 명의 아동·청소년이 관련 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온라인 베팅, 청소년 노출 현실은 심각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뚜렷한 통계가 있다. 경찰청이 2023년부터 진행한 온라인 실시간 스포츠 베팅 및 카지노 사이트 이용 수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용자 중 절반 가까이가 19세 미만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청소년의 약 4.3%가 베팅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를 전체 인구에 대입하면, 국내 청소년 도박 경험자는 약 16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2024년에는 초등학생 연령대 아동이 도박 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굿네이버스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직접 교실을 찾아가 베팅 유혹에 대응하는 방법, 온라인 사기의 위험성 등을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2,000여 개 학급에서 약 5만 명 이상의 학생이 관련 교육을 받았다. 예방치유원 역시 전문 강사를 양성해, 도박 위험 신호가 발견될 경우 즉시 상담 및 치료 기관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입법과 조례로 확산되는 대응 움직임
청소년 도박 문제는 이제 제도권 정책 의제로 자리 잡고 있다. 국회에서는 교육기본법과 학교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학교 차원의 조기 발견과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도 빠르다. 경기도, 성남시, 파주시, 김해시, 성북구, 세종시 등 전국 곳곳에서 청소년 카지노 사이트 이용 예방 및 중독 치유 조례가 제정되거나 개정됐다. 일부 지역은 예산을 전년 대비 20% 이상 늘리며 예방 캠페인과 상담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예방의 핵심은 조기 인식과 공동 대응
전문가들은 청소년 도박 대응의 핵심으로 조기 교육과 사회적 연대를 꼽는다.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함께 개입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자체 관계자들은 청소년 도박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사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의 자발적 참여, 정부의 제도 정비, 시민사회의 현장 교육이 맞물리면서 청소년 도박 예방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금의 대응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보호 체계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