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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보유한 글로벌 IT 기업 메타(Meta)가 중국계 불법 도박과 사기 광고를 장기간 방치했다는 내부 문건이 공개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내부 문건이 드러낸 메타의 딜레마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메타 내부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중국계 광고주로부터 발생하는 대규모 광고 수익이 사기 및 금지 콘텐츠, 온라인 카지노 홍보와 깊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4년 기준 메타의 중국 관련 광고 수익은 180억 달러 이상, 전체 매출의 약 11%에 달했다. 문제는 이 가운데 최소 30억 달러 이상이 불법 또는 사기성 광고에서 발생했다는 내부 평가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메타 플랫폼 접속을 차단하고 있으며, 동시에 불법 베팅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중국 기업들은 해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집행했고, 메타는 이를 주요 수익원으로 활용해 왔다는 지적이다.
중단된 사기 대응팀, 다시 늘어난 불법 광고
메타 내부 직원들은 2024년 초부터 현 상태를 방치하면 이용자 피해가 급증할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중국 광고를 전담 감시하는 태스크포스가 구성됐고, 실제로 2024년 하반기에는 사기 광고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성과도 나타났다.
하지만 내부 문건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CEO의 개입 이후 해당 팀은 해체됐다. 신규 중국 광고 대행사에 대한 제한도 해제됐다. 그 결과 2025년 중반에는 사기 연관 광고 비중이 다시 16% 수준까지 반등했다. 특히 하위 광고 대행사들이 규정을 무시한 채, AI로 위조 서류를 만들거나 광고주 신원을 숨기는 방식으로 단속을 회피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이 같은 광고 구조는 단순한 내부 논란을 넘어 실제 범죄로 이어졌다. 2025년 3월, 미국 당국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유입된 중국계 주식 사기 조직과 연관된 2억 1,400만 달러를 압수했다. 피해자들은 투자 전문가를 사칭한 인물들이 운영하는 왓츠앱 그룹으로 유도됐고, 상당수가 노후 자금이나 생활 자금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컨설팅 업체들 역시 “메타의 광고 생태계 자체가 구조적으로 사기를 양산한다”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다.
플랫폼 책임 논쟁, 한국도 예외 아니다
메타는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수백만 개의 광고를 제거했고, 고위험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규제 당국과 여론의 시선은 차갑다. 특히 2024년 매출의 약 10%가 문제성 광고에서 발생했다는 의혹은 향후 강도 높은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불법 도박 광고, 투자 사기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이번 사안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카지노 산업과 관련해 막대한 수익이 발생하는 영역일수록 특정 민간에 특혜처럼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히 오프라인 카지노에 국한된 발언이 아니라, 플랫폼 기반 스포츠 베팅 및 사기 문제 전반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메타 사례는 글로벌 기업이 규제 사각지대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할 경우, 그 피해가 얼마나 광범위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공공성, 투명성, 이용자 보호가 결여된 도박 관련 비즈니스가 사회적 비용으로 되돌아온다는 점도 분명히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