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V 조사, 불법 스포츠 베팅 급증 밝혀내

일본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불법 스포츠 베팅이 급증하고 있으며, 일본 베팅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국내 스포츠 경기에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방송사 닛폰 TV는 자체 조사 결과 일본에서 해외 인기 스포츠 도박 사이트로의 접속량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일부 사이트의 경우 2024년 7월 대비 일본 방문자 수가 약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영토 내에서 해외 도박 사이트를 방문해 베팅하는 행위는 범죄에 해당한다. 현재 일본 정부가 최종 검토 중인 새 법안에는 상습 재범자에게 징역형을 부과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일본 전문가들, 불법 스포츠 베팅에 대한 조사 

닛폰 TV는 일본 내 다양한 스포츠에 베팅을 제공하는 사이트 중 하나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는 일본 프로야구 리그(NPB)와 고교 야구 선수권 대회(고시엔)에 대한 배당률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NPB 경기 생중계 스트리밍 서비스도 운영 중으로, 일본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8월 24일에 열린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VS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경기도 제공했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다. 닛폰 TV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야구 중계는 닛폰 TV가 제작한 것이고 해당 베팅 사이트는 사전 연락 없이 무단 스트리밍을 진행한 것이다. 

닛폰 TV 기자가 해당 사이트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해보았다. 서툴게 일본어를 구사하는 담당자와 통화가 연결되었다. 해당 사이트 직원은 일본인 이용자들이 사이트에서 스포츠 베팅을 하는 것이 불법인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동일 직원은 또한 해당 사이트가 방송사의 경기 중계 허가를 받았다고 허위 주장하기도 했다.

‘악의적 불법 운영 플랫폼’ 증가

해당 방송에서는 스포츠 생태계 진흥 협의회 이사인 이나가키 히로노리의 발언을 인용해 문제의 사이트가 극히 악의적인 불법 운영 플랫폼이라고 전했다.

이나가키는 해당 사이트가 최근 몇 달간 일본 내 불법 도박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 협의회에서 조사한 결과, 2025년 일본 내 베팅 이용자들이 불법 스포츠 베팅에 지출한 금액은 무려 6조 5천억 엔(441억 6천만 달러)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나가키는 올해 이 수치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왜냐하면 불법 운영자들이 서비스 범위를 계속 확대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나가키는 불법 스포츠 도박의 증가로 경기가 조작될 위험이 증가하고 도박 중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나가키의 발언에 따르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종종 범죄 조직과 연계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선수들에게 접근해 경기 결과를 조작하려고 시도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경기 조작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이나가키는 처음에는 스포츠 도박만 시작한 많은 일본인들이 이후에는 온라인 카지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스포츠 도박을 시작한 사람은 온라인 베팅에 접근하기가 쉬워진다는 의미이다. 

불법 사이트가 증가하는 원인 

불법 스포츠 베팅에 참여하는 사람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불법으로 운영되는 플랫폼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합법적으로 베팅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하다. 일본의 경우, 경마, 사이클, 보트, 토토 등 한정된 종목만 합법적으로 허용된 스포츠 베팅이다. 스포츠 팬들이 선호하는 올림픽, 프로야구, 고교 야구, e스포츠는 합법 베팅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팬들은 해외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사이트들은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어디서든 접근이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사용자들은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으며, 다양한 경기를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관람도 가능하다. 즉, 합법 운영 플랫폼보다 더 나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 사용자가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위에서 언급했듯이 제휴 마케팅을 통한 광고 수익이 크다는 것도 한몫한다. 제휴 업체는 광고를 기재하고 유입된 이용자가 베팅을 하면 무려 20~30%의 수수료를 얻게 된다. 이러한 마케팅 구조는 플랫폼 홍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주요한 원인이다. 

시기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가속화되었다는 전망이 있다. 오프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오락이 줄어들면서, 온라인 도박과 게임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특히나 일본에서는 카지노 통합 리조트가 없기 때문에, 적절한 대안이 없는 일본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해외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게 된다. 일본 경찰청이나 통신사에서는 이러한 사이트를 차단하려는 조치를 취하지만, 불법 사이트들이 도메인을 변경하거나 VPN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경로를 우회하고 있어 단속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온라인 서비스의 관할권이 국경을 넘는 특성 때문에, 제재가 쉽지 않고 관련 법 집행이 시행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도박 광고에 벌금 부과 예정

이에 대해 도쿄 정부는 불법 사이트 규제를 강화하고 처벌을 가중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음 달 발효되는 법률에 따라 온라인 카지노와 불법 스포츠 도박 플랫폼 광고가 범죄로 규정된다.

일반적으로 배팅 사이트들은 블로그, SNS 등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서 제휴 광고를 하고 있다. 보통 광고 금액은 이용객이 베팅한 금액의 20~30%의 커미션을 받는 구조로 되어있으며, 시장 규조를 약 6.5조 엔이라고 했을 경우 제휴 마케팅 수익은 연간 1,000억 규모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카지노나 스포츠 베팅 사이트와 관련된 광고가 게재된 웹사이트 운영자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벌금 및 기타 제재 조치를 받게 된다. 자신의 페이지에서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는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역시 벌금형에 처해진다. 도쿄는 내부적인 제재뿐 아니라, 외부적인 해결책도 마련하였다. 온라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다른 국가 및 지역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일본 IP 주소로부터의 접속을 차단하고 일본어 서비스 제공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한편 경찰은 불법 카지노 앱을 사용한 유명인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지난달 초 도쿄 법원은 아이돌 그룹 JO1(제이오원)의 멤버인 츠루보 시온에게 온라인 카지노 도박 혐의로 벌금 10만 엔(약 67만 5천 원)을 선고했다. 츠루보 시온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일본 내에서 해외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K8’에 접속하여 여러 차례 룰렛 게임을 시도하고 도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개그맨 아사히 사이토와 사노 히로시도 해외 도박 플랫폼을 이용한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된 적이 있다. 최근 후지 TV 직원은 불법 온라인 카지노 플랫폼에 접속해 약 1억 엔 규모의 도박을 한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 

일본 보건복지부는 도박 중독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의료 전문가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일본 도박 중독 치료, 국민건강보험 적용

일본에서는 도박 중독 치료가 공적으로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된다. 2020년 2월, 일본의 중앙 행정기관인 후생노동성은 중독 치료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하여, 그룹 치료 등이 포함되도록 의료비 체계를 조정하였다. 이는 카지노 복합 리조트 건설에 앞서 도박 중독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정보의 조치로 추진되었다.  

또한, 2028년 7월에는 도박 중독 대책 기본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국가는 도박 중독에 대한 기본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특성에 맞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그 결과, 직장이나 학교에서 예방 교육이 실행되고, 전문 의료기관과 상담 센터가 설치되고 운영된다. 필요한 사람에게는 법률 상담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공식적으로 도박 및 중독 인식 주간을 설정해 강연과 포럼을 주최한다. 도박 중독의 실태를 보고하고, 예방 교육 사례를 공유하며, 대응 방안을 협의한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다양한 기관에서 도박 관련 상담 센터를 운영한다. 도박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24시간 무료로 익명 채팅 상담이 가능하다. 이는 자살 예방 사업의 일환이다.

마콜린 협약, 일본은 가입할까?

마콜린 협약은 2014년 9월 유럽 평의회에서 체결되었으며, 스포츠 대회의 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협약을 의미한다. 협약에서는 스포츠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를 모두 범죄로 간주한다. 즉, 스포츠 경기 조작 문제를 방지하고, 불법 도박 및 불법 스포츠 베팅 등 부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한 내용으로는 스포츠 베팅에 관련하여 합법적이고 투명한 규제를 권장하고, 불법 스포츠 배팅 사이트의 자금 흐름을 차단한다는 것이 담겨있다. 이를 위해 각 국가와 스포츠 단체, 도박 운영자 간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해야 하고, 이를 통해 경기 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을 발견하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협약은 형사적 제재의 근거가 되어, 뇌물, 불법 도박, 매치 고정 등의 부정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할 수 있다. 그리고 심판이나 선수가 외부로부터 점수 조작 압박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마련한다. 

스포츠 경기조작에 관한 유럽평의회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국제 표준 협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현재는 그리스, 스위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이 주도적으로 가입해있다. 아직 일본은 가입하거나 비준한 상태가 아니다. 하지만 불법 스포츠 베팅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마콜린 협약과 같은 국제 협약에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언급되고 있다.